인과관계라는 말이 있다.
흔히 사람들은 결과가 있으면 원인을 요구한다.
설명되는 것이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들뢰즈가 지적한 것처럼 원인은 결과가 있기 전까지는 원인일 수 없다.
아이러니한 얘기인 것은 맞다.
결과는 원인에서 나오는 것이 단어의 정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인은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원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인이 원인일 수 있으려면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엄밀한 과학이 아니라면 원인은 별로 믿을 것이 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있다면 항상 학교나 부모의 교육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부족한 교육이 항상 잘못된 행동을 낳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행동이 나오고 나서야 그것은 그 개인에게만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결과를 항상 도출하는 원인이 아니라면 그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한 이상적인 교육을 하더라도 잘못된 행동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다.
교육은 예시일 뿐이다.
자극적인 예시가 아닌가 조심스럽긴 하다.
말하고 싶은 것은, 우선 원인이 결과와 확고한 관계를 가지는 일은 흔치 않으며
이유를 듣는 것이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원인을 인식하는 것과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별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걸 구별하지 않기 때문에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인식을 회피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원인 탓으로 돌려 책임 자체를 부인하거나 책임을 말하며 정작 원인을 물으려 하지 않는다.
<가라타니 고진 - 트랜스크리틱>에서 다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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